뭐 일단 색소폰 운지를 지원하긴 하지만 상당히 다르고요 낯설다는 느낌이 아주 강하게 오네요. 센서에 손끝만 스쳐도 엉뚱한 음이 막 나오는게 완전 적응하기가 힘들고요. 마우스피스 역시 플라스틱 질감에 호흡으로 제어하기가 만만치가 않은 상황입니다. 연습을 좀 해서 빨리 적응부터 해야겠습니다.
인류는 지구상의 다른 생물들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뛰어난 문명을 발달시켜왔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발달된 문명 속에 살게 되면 오히려 우리는 자연과 가까워지려는 의도적인 노력을 해야 합니다. 저의 주장은 우리가 뭔가 한 가지 방향으로만 치우치다보면 불균형이 생긴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가공된 식품들을 많이 섭취하게 되면서 발생되는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순수하게 자연에서 채취하거나 유기농으로 재배된 음식을 찾으려하는 노력 같은 것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보다 간단한 예를 들면 운동선수가 휴식을 취할 땐 보다 정적인 활동이 필요한 것이고 사무직 근로자나 수험생들에게는 보다 활동적인 여가 활동이 유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사회는 우리를 일벌레가 되도록 몰아가곤 합니다. 저의 논리대로라면 일벌레로 사는 인생은 결국 노년에 정신적으로 큰 불균형을 초래하게 되지요. 하루 종일 회사에 갇혀 일에만 쫓기며 살다보면 누구나 어디론가 훌쩍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것입니다. 또 오랜 기간 떠돌아다니다보면 오히려 집 생각이 나게 되어있습니다. 이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현상이지요. 우리가 이룩해 놓은 눈부신 문명인 정보화기술은 사람들과의 관계들을 단절시켜왔습니다. 지하철 역 앞 시계탑 아래에서 친구를 기다리는 사람들의 모습들은 휴대전화의 발달로 인해 없어졌고 놀이터에서 뛰어놀던 아이들은 이제 방안에서 비디오게임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불균형을 해소하려는 우리들의 본능은 정보화기술들을 보다 소셜한 형태로 방향을 바꾸어 발전시키게 됩니다. 정보기기들을 활용해 그동안 소외되던 인간관계의 회복에 나서게 된 것이지요. 자 그렇다면 고도로 발달된 정보화 사회에 사는 우리들에게 유익한 여가활동은 무엇일까요. 우리가 이런 문명사회를 이루면서 생긴 가장 큰 변화는 무엇이고 우리는 어느 방향으로 많이 치우쳐있는 것일까요? 불균형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소해야 하는지를 고민해 봤으면 합니다.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 이래로 우리는 밤에도 불을 밝히며 일을 하거나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불균형이 발생하는 것이죠. 전구가 발달하고 통신이나 전산기술 등의 발달로 인하여 각종 디스플레이 기기들도 등장합니다. 네 맞습니다. 제가 하려는 얘기는 눈이 혹사 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들은 딱히 극심한 육체노동을 하며 지내지 않습니다. 오히려 운동부족인 경우가 훨씬 많지요. 그런데 다들 왜 이렇게 피곤해하는 것일까요? 우리 신체는 신경에너지에 4분의 1을 조그마한 눈에 소비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감각의 대부분은 빛을 감지함으로써 세상으로부터의 많은 정보를 얻어내게 되어있지만 이러한 초고해상도의 동영상 정보는 눈으로부터 전달받아 두뇌에서 재구성하여 인식하게 되므로 눈뿐만 아니라 우리의 뇌도 혹사당하는 것이죠. 우리는 날이 어두워져도 각종 조명기기와 디스플레이장치들을 통해 빛을 만들어가며 자신들을 혹사시키고 있습니다. 눈이 따끔거리고 아파와도 안약을 넣어가며 밤늦게 근무를 하거나 공부를 합니다. 여가시간에는 주로 TV를 보고 주말엔 연인과 함께 영화를 보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데이트코스이기도 합니다. 앞에서 말씀드렸듯이 우리는 여가시간을 통해 일상에서의 불균형을 해소할 필요가 있습니다. 저의 주장에 따르면 사람들이 흔히 말하듯 독서가 과연 좋은 취미일까요? 누워서 드라마를 시청하는 것이 그렇게 큰 즐거움일까요? 오히려 저는 눈을 감고 명상을 하거나 음악을 감상하시기를 제안합니다. 하루 종일 글씨들을 들여다보며 일을 하거나 공부를 하는데 휴식을 취할 때까지 많은 정보를 얻고 유식해지려고 노력 하는게 그렇게 중요할까요? 조용한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며 눈을 쉬게 하고 우리 두뇌를 좀 느리게 가동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음악을 고르실 때는 요즘 심장을 빨리 뛰게 만드는 음악을 많이들 즐깁니다만 저는 보다 차분한 음악을 추천합니다. 우리들이 점점 독해지고 경쟁을 즐기며 다급해지는 것도 문명의 발달에 따른 불균형의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영어, 수학을 너무 열심히 가르치다보니 오히려 서당에서 천자문 외우던 시절보다 성품이 못하고 탐욕스러운 아이들을 길러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혹시 남들보다 못난 아이가 될까 걱정을 하느라 남들보다 착한 아이를 오히려 망치고 있지는 않나요?잘난 사람보다 착한 사람, 유식한 사람보다 인품 좋은 사람이 덕망을 얻을 수 있다면 각박한 문명사회에서의 불균형도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요? 저는 하루 종일 컴퓨터화면을 들여다보는 공부를 했었고 지금도 하루 종일 컴퓨터화면을 들여다보며 눈이 아프게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른 사람과의 경쟁을 싫어하는 저에게 이 세상은 너무 각박합니다. 논쟁하기 위해 하는 사람들의 말들은 이제 정말 지겹습니다. 이런 저에게 눈을 감고 조용히 보낼 수 있는 시간은 너무나 소중합니다. 눈을 쓰지 않고 조용히 귀로 듣는 음악 소리는 너무나 달콤합니다. 또한 저는 악기를 끌어안고 악기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있는 것이 너무 즐겁습니다. 악기를 연주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화려한 일이 아닙니다. 저는 잘하지도 못하지만, 잘 할 필요도 없다고 생각하고 남들보다 잘하고 싶은 욕심도 없습니다. 그저 눈을 감고 편안하게 악기에서 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는 것이 중요합니다.